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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 이야기/대만야구 승부조작관련

(2009 타이완 불법승부조작) 슝디팀의 에이스 랴오위청! 너마저......

슝디 엘리펀츠의 에이스 계보를 잇는 차오진후이(曹錦輝:승부조작 연루사건으로 영구제명됨)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에이스라 불리우던 선발 투수인 노란 잠수함 랴오위청(廖于誠)이 어제자로 승부조작 사건에서 흑도세력의 돈을 받은 사실이 들어나 제명되었습니다. 그는 2007년도에 불법 도박 업체에게 60만 위엔(약 2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슝디 팀은 저녁 9시 경에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제명처리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슝디 팀의 에이스 투수로 자리매김을 했던 랴오위청(廖于誠)


2007년 도박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거짓승부를 펼친 사실은, 당시 불법 도박업체인 위솨(雨刷) 차이정이(蔡政宜)가 구금되면서 랴오위청도 연루되었다는 풍문이 흘러나와 구단에서 바로 랴오위청을 불러 심문하였지만 당시에는 격렬하게 부인을 한데다가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가 없어서 슝디 팀은 그를 믿고 넘어갔던 일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팀 동료인 왕진리와 연루되어 끈질긴 수사와 추궁 끝에 겁먹은 랴오위청은 결국 이번 사건으로가 아닌 지난 2007년에 연루되었된 사실을 자인하고 말았습니다.

랴오위청은 어제 성명을 발표하여 구단과 팬들에게 사과를 구했습니다. 2007년 리그 시작 전에 팀 동료였던 우바오시엔(吳保賢)과 왕진리(王勁力) 등이 경기에 져 줄 것을 부탁을 하였는데, 랴오위청은 거절도 승낙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 중에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 연속으로 사사구를 내주고 교체되어 내려온 일이 있었는데, 왕진리는 그걸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것으로 생각하여 도박업체로부터 받은 60만 위엔을 건네 주었다고 합니다. 랴오위청은 또 얼떨결에 그 돈을 받았는데, 바로 후회를 하곤 그 금액의 절반을 공익사업에 기부한 후에 다시는 조작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미 연루되어 버린 사실은 없어지지가 않기에, 프로연맹 선수회의 차이루이린(蔡瑞麟) 변호사는 60만 위엔의 불법소득은 받은 사실로 현행 법률에 위반되는 사실을 들어 제명조치를 요구하였고, 이에 슝디 구단은 즉각 기자회견을 통해 영구제명 처리를 발표하였습니다.

슝디 팀의 신임 감독인 천뤼천(陳瑞振)은 매우 어두운 표정으로 "몇 일전 그와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자신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절대 부인을 하여 안심했는데, 오늘 구단에서 전화로 그가 자인을 하였다고 하여 정말 놀랐으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그는 올 시즌 슝디 팀의 희망 아이콘이었다.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어주기를 바랬지만......"이라면서 침통한 얼굴로 기자회견장을 나갔습니다. 

 
                                       (2008년 본인의 첫 완봉승 당시 11K 모습)

랴오위청 선수는 1980년생으로 정통 언더핸드 투수인데요, 원래 CPBL 첫 등판 후 2년 동안은 3패만 당하면서 전력외 선수까지 취급을 받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6승 16패를 거두면서 지금의 에이스 자리와 팀의 마스코트로 펑정민 선수의 뒤를 이을 선수로 자리매김을 한 선수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본인의 죄를 자인하면서 인생을 한꺼번에 날려버렸습니다. 비록 검찰 측에서 기소하지는 않지만 구단 자체에서 제명 조치를 내렸기에 야구 인생은 끝났다고 봐도 되겠네요.

이번 불법 승부조작 사건으로 모두 15명(전 감독 포함, 제명과 구속 및 현재 계류 중으로 출전금지까지 포함)의 선수를 잃어버린 슝디 팀은 심각한 전력 누수를 맞게 되었습니다. 비록 신인 지명과 귀환 해외파 선수들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쉽게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슝디 팀의 회장인 홍뤼허(洪瑞河)는 이제 전적으로 선발 두 자리를 외국용병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면서 좋은 선수를 뽑은 길만이 슝디가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CPBL은 외국인 용병제도가 팀마다 4명을 보유할 수 있고, 그 중 세 명을 1군에 등록하고, 경기 투입은 두 명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팀 전력이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기에 구단주 회의에서 슝디 팀은 출전 가능한 외국인 선수 쿼터를 두 명에서 세 명으로 늘리자는 안을 내었지만 두 팀(통이와 라뉴)이 반대를 하여 무산되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현재 슝디 팀은 미국 메이져리그의 경험이 있는 투수로 물색 중인데요, 대략 월 15,000달러(대략 15만 달러 내외) 선의 금액으로 계약을 하려고 하지만 사실 이정도 금액으로는 메이저 경험이 있는 우수한 투수들을 구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아무튼 올 시즌 타이완 야구계의 겨울나기는 유난히도 춥습니다.           /대치동갈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