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싸이 페이퍼에 올렸던 글입니다. 페이퍼 정리를 하여  야구관련 내용만 여기로 옮겨왔습니다.> 
김윤석 2006.12.0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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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단의 대만과 일본전 두 경기를 보고 울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차분히 감정을 다스려서 이 글을 씁니다. 지금 비판의 대상이 되고있는 김재박 감독의 선수 선발이라던가 용병술 등등은 차지하고서라도 언제나 우리가 자신있게 내세웠던 끈끈한 정신력의 야구마저도 실종이 된 그런 경기를 뭐 좋다고 토요일에 죽치고 앉아서 위성 중계를 보고 있는지 한심하지만 그래도 제 모태신앙인 야구를 버릴 수 없기에 분석을 해 봅니다.  

그나마 지금 롯데의 이대호가 타격 4관왕으로서 고군 분투 해주고 있지만 방송멘트나 언론기사 그대로 비유하자면 프로가 아닌 아마실업팀 선발(프로가 아니라서 실력으로 우리에게 뒤진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지요.)로 구성된 일본에게 조차도 질질 끌려가다 결국에는 끝내기 홈런으로 졌네요.허허

그러나 여기서 보자면 일본이라는 팀은 절대 우습게 볼 팀이 아닙니다. 실업팀이라는 말의 어감이 우리에게는 그냥 사회인 야구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본에서는 세미프로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역사도 오래되었고 우리처럼 설렁설렁하는 곳이 아니라 4,000 여개의 고교 졸업 선수 중에 프로지명이 안되었거나 원하는 팀으로 가기 위해 대학이나 실업팀으로 진출하는데 그런 팀들만 130여 개가 있고 거기서 피터지게 경쟁하면서 재차 프로로도의 진출을 위해서 싸우는 그런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 감독의 사전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아주 면밀하게 조사하여 대책을 세웠다고 하질 않고 마치 겁을 먹은 듯한 자세로 한국이 제일 강해보인다 등의 말로 일관하는데 실상은 이번 한국전에 대비하여 타자들의 성향과 투수들의 주무기 등을 철저하게 분석을 했다고 합니다. 뭐 일본의 분석 능력이야 알아주는 것이죠.

 (대만이 필리핀을 깨고 연전연승하고 있다는 보도입니다.대만의 국기는 야구입니다.) 

또 대만도 한마디 더 하자면 제가 중화권에 살았기 때문에 당시 살았던 그 곳의 친구들에게 전화로 물어봤습니다. 언론 기사의 내용이나 인터뷰 등과 사전 준비태세 등을 조사해보니 얘네들이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의 복수를 위해서 한국의 올해 프로야구 전 경기를 현지 지인들에게 부탁하거나 인터넷 자료 등으로 다 조사하고 검토했다고 합니다. 김재박 감독의 작전 성향이라던가 대표팀 타자들의 약점과 버릇 등등 정말 미친듯이 조사하고 연구했다고 그러더군요.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고 대회에 나왔고 경기전에 대만에선 붐업을 위한 행사나 언론의 역할로 국민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서 사기도 충천해 있었다고 합니다. 마이너리그나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우리 드림 팀이 WCG 에서 했던 것처럼 애국심을 바탕으로 참가하였고(다만 뉴욕양키즈의 왕지엔민선수는 구단의 절대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흔쾌히 응하였더군요.)

 (궈홍즈의 강속구에 한국팀이 나가떨어졌다는 보도에 멋지고 아름답게 이겼다는 내용입니다.)
 

마침내 궈홍즈의 호투와 타자들의 적시타 등으로 결국 한국에게 이기고 나서 얼마나 좋았던지 그간 저에게 잘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들마저도 제게 연락을 해 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속이 뒤집어질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오히려 비참하게 패한 한국야구의 결과에 제 자신이 통쾌하더군요...왜 그랬을까요? 

경기를 보신 분들들은 알겠지만 대만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정신 자세나 공을 바라보는 눈빛부터가 한국선수들과 확연히 다르더군요...비장한 모습으로 상대하는 모습에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우린 어땠습니까? ...... 

게다가 한국의 언론들은 알지도 못하고 남의 기사나 받아 적고 추측보도나 하고, 냄비처럼 분위기 조성하여 마치 다 이긴 것처럼 우~하며 분위기를 몰고가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대만에게 무참하게 깨지기 전까지는 말이죠. 그러나 지게 된 후의 태도 또한 가관이었습니다. 냉정하게 지게 된 원인을 분석한다던가 등의 기사나 어조는 없고, 실컷 욕부터 써 갈기고는 금방 다시 그 버릇 잊어버리고 다음 게임인 일본은 아마로서 실업, 대학 선발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길 수 있다는 보도부터 기적을 바라면서 금메달 딸 수 있는 경우의 수나 따지고 들고 상대팀인 일본의 전력에 대해서는 다들 아무런 언급도 없이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였지요...

사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조사를 바탕으로 냉정한 분석을 하고 예상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발로 뛰고 노력하여 쓴 기사를 가지고 머리 좋은 기자들(3대고시라고 하는 언론고시를 통과한 이들은 당연히 엘리트의식을 갖고 우월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이 게임에 대한 예상 평을 써줘야 읽는 독자로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좋은 정보들을 가지고 상대팀을 분석하고 예상해서 국민들에게 올바른 현재의 정보나 그 위치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하는데, 늘 그렇습니다만 양은 냄비처럼 붕 띄우다가 얼음처럼 휙 차가와지는 분위기 조성하는데는 우리나라의 언론사들이 뛰어남을 보이죠. 물론 다른 나라의 언론들도 그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우린 좀 심합니다. 다들 신문기사를 보고 안믿는다 안믿는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라는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기사에서 기분을 붕 띄워주면 느낌이 동하고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지요. 세뇌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 언론의 기사입니다.

사실 제 1회 WBC 때는 해외파들이 거의 다 중요한 몫을 해주었기 때문에 우리 전력의 80%를 담당했지만 지금은 실력있는 해외파들은 하나도 없고 그나마도 한국야구의 베스트 선발이 아니었습니다. 병역 면제라는 당근 때문에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었고 그 와중에 국제 경험이 많은 고참선수들은 개인적인 이유나 건강상의 문제로 고사를 한 상태이고 여러가지 사정상 최고의 대표팀을 꾸리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한마디로 우린 당시 국제 사회에서 정확한 레벨의 위치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알려고도 안했고 생각만으로 아닐꺼야, 할 수 있을꺼야라는 생각만 주입해서 세뇌를 시키고 있었던 것이죠.

현 상황으로는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야구 협회나 프로 구단 감독 등이 서로 '네탓이오'를 남발하고 있고 언론에서는 철만난 생선처럼 분석은 없고 비판만 있는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야구의 저변 확대에 실패한 야구협회(KBO와 아마야구협회)의 잘못에서 프로 구단의 이기주의가 낳은 엉성한 선수 선발에 코칭 스텦의 상대팀에 대한 분석 및 준비 부족과 작전상의 오류가 겹치고, 발로 안뛰는 언론에서 잘못된 사전 분위기 조성에 선수들의 정신력 부족과 안일한 대처로 지금의 이 결과가 빚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심경은 '그래 차라리 이렇게 망신당하고 오는게 잘되었다'란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게임이 끝나면 또 금방 잊어버리고 예전의 구습을 답습하며 재삼 멍청한 짓을 하는게 굳이 머릴 안써도 손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저는 사회인야구를 한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정말 야구를 좋아하고 또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우리 사회인 야구 선수들도 처음 대하는 투수가 나오면 어떻해든 방망이 짧게 잡고 손쉽게 삼진이나 아웃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을 합니다. 티비로 대만전 일본전을 시청하면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은 누구하나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초구 공략이라던가 차라리 자신감있게 있는 힘껏 스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정쩡한 자세로 휘두르면서 투스트라익 이후에 멍청하게 서서 루킹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되어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한국리그에서의 포지션만 믿고 쓸데없는 시건방만 들어서 상대에 대한 분석도 하지 않고 눈 앞에서 보면 어떻게 되겠지라는 태도로는 절대 독기를 품고 달려든 상대팀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특히나 대만은 중국과의 수교와 대만과의 외교관계 단절 이후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팀을 만나면 우리가 일본을 대하듯 독기를 품고 달려들고 있는데 반해 우리가 대만에게 느끼는 정신적인 대응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정확히는 무관심이나 우습게 보는 것이 사실이지요. 한류의 열풍으로 인해 다들 '한국을 좋아하지 않나'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절대로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만에서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부분의 스타를 쫒는 추종자들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대만사람들은 일본을 좋아하고 추종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감정을 많이들 가지고 있습니다. 뭐 전부 다 그런것은 아닙니다만 대부분이 한국에 대해서는 호감보다는 뛰어넘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투수들을 상대하는 대만 타자들의 매서운 눈빛과 자세에 이번 게임은 정말 힘든 승부가 될 것이다라고 예상을 하면서 일구일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정말 맥빠지게 어이없는 실수나 방관을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마침내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대만과 중국경기에서 치사하고 졸렬한 한국 심판의 농간으로 어렵게 중국에게 이겼다는 내용의 보도) 

이제는 중국팀에게 져버리는 모습도 상상을 하곤 합니다. 모든 스포츠가 심리를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인데 사기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이전투구를 하는 야구인들을 보니 차라리 두 수 아래라는 중국에게도 져서 동메달도 못따는 대오 각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 제가 잘못된 것일까요? 이제는 게임을 이기든 지든 관심 없어졌습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증오도 관심이 있어야 생긴다고 합니다. 내년이면 또 다시 프로야구장을 찾아서 물끄러미 게임을 보고 있을 저를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만 정말 우리는 먼저 반성하고 철저하게 분석하여 연구하고 노력하여서 과오를 되풀이 하는 멍청한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야구에 살고 죽는 바라기의 졸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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