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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회 특집

[WBC]또 하나의 기적!!! 아니 기적이 아니다...

중국팀 선발 뤼지엔깡의 사진/월드베이스볼클래식 홈 메인


이번 WBC 대회를 착실히 준비해 온 중국 팀으로서는 이번 타이완 전의 승리가 모르는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부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실력이라고 자신합니다. 테리 콜린스 감독이 부임한 이래 미국으로 합숙 강화훈련을 떠나 손발을 오랫동안 맞춰왔고, 플레이를 함에 있어서 화려함을 지양하고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안점을 둔 그들의 플레이는 이제 아시아 3강을 충분히 위협할 정도로 올라 온 것입니다.  

첫날 일본 팀과 안타수에서는 5:5로 같았지만 작은 수비 실수와 상대의 홈런 등으로 4:0 패배를 당하였지만 불과 얼마 전 콜드 게임 패를 당할 때와는 전혀 다른 팀으로 일본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쉰 오늘 일정면에서 일본과 붙었기에 같이 하루를 쉬고 충분한 준비에서 맞이한 대만 전이었죠. 타이완 팀은 어제 저녁에 한국대표 팀에게 0-9로 완봉 참패를 당하면서 컨디션이나 기분이 모두 다운 된 상태에서 얼마 쉬지도 못하고 바로 다음 날 12 시에 게임을 치뤄야 했던 것이 결국 패배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자국 프로팀들의 비 협조와 아마와 프로협회의 알력과 내분 등으로 최강의 진용을 꾸리지 못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 놓더라도 분명 중국 팀보다는 한수 위가 확실한 실력이었으나, 여러가지의 악재(대회 일정상의 문제, 중국 팀에 지면 끝이라는 부담감)가 겹치면서 결국 4:1이라는 스코어로 자국민들에게 절망과 한탄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이제 분노한 여론이 한바탕 광풍으로 휘몰아쳐서 타이완의 야구계를 깊숙하게 뒤엎어 놓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갈아엎을 수 있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승부조작이나 협회간의 알력, 실력있는 선수들을 유출시키는 제도의 허점과 미비 등이 한데 어울려서 지금의 위기를 맞이했다는 것이 제가 진단한 타이완 야구계의 문제점(개선방안은 지난 중신웨일즈 팀이 자체 해산을 선택하면서 내건 5개항의 개혁 안이 통과되어, 스포츠 토토 등 합법적인 베팅이 가능 해 져서 불법 음성도박등이 줄어들고, 제도적 보완으로 군 미필선수의 처리방안과 현재 현역인 선수들의 낮은 처우 문제와 여러가지 복리후생이 개선되어 안정적인 선수생활이 가능해진다면 대만야구가 발전하는 것은 자명할 것입니다.)입니다.

집으로 돌아가자! 중화야구 두 번이나 중국에게 지다.../야후 WBC특집코너 메인에 뜬 기사내용.


오늘 타이완 팀의 패배는 프로답지 않은 미숙한 플레이로 일관한 그들의 태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대 팀의 투수가 지난 올림픽에서도 같은 아픔을 안겨다 준 투수이고, 정확한 컨트롤러이자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누가봐도 알 수 있었으나, 1회부터 성급한 공격을 하여 공 몇 개 던지지도 않고 금방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꼴이 된 것은 프로 선수답지 않은 아주 어설프고 정신나간 플레이였습니다. 물론 중국 팀과의 경기가 우리가 타이완 팀과의 경기처럼 이기면 당연한 것이고, 지면 그야말로 죽음인 마음의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닌 것임은 잘 알지만, 이번 대회에 심리 전문의까지 데려간 마당인데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를 정도로 몸이 굳어있고, 제 실력을 못내더군요.

발빠르고 컨택이 좋은 테이블 세터진이라고 린져슈엔과 쟝즈시엔을 내세웠으나 공 하나 두개에 다 건드려서 분위기만 다운시키는 멍청한 짓을 하였고, 연습 경기에서는 절정의 활약을 보였으나 역시 본 경기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미숙함을 보인 린이취엔도 초구만 휘두르다 상대 투수만 좋은 일을 시켜주었습니다. 고참이 없는 팀은 와해가 되기 십상인데, 그 구심점이 될만한 선수가 바로 한신의 린웨이주 였는데, 성격상 잘 어울리지 못하고 독선적이더군요.

반면에 중국 팀은 역시 기본기에 충실하고, 내실없는 화려함을 배제하여 깔끔하고 우직하게 플레이를 하였는데 테리 콜린스 감독 하에 조련이 잘 되었다고 봅니다. 져도 좋다라는 부담이 없는 자세야말로 오히려 더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하였고, 몸을 사리지 않는 유격수와 1루수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에 팀 전체의 사기도 올라감이 보이더군요. 팀의 주축이 된 레이몬드 창(화교.마이너리거)도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활발함을 보이면서 실력으로도 인격으로도 신뢰를 이끌어내었고,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는 화려한 수비와 안정적인 송구, 그리고 공격에서도 2루타와 홈런을 치면서 중국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이완 미디어 보도: 다시 국치일을 맞다. 중화팀 중국에게 참패하여 탈락하다!!!


테리 콜린스 감독이 중간중간 상황을 잘 판단하여 적절한 투수 교체와 함께 위기를 잘 막아냈습니다. 중간에 위기가 한 번 있었는데, 아마도 이길 수 있다라는 마음이 슬슬 피어오르면서 몸이 굳어지고 긴장을 하는 현상을 보였는데, 노장 투수인 쑨구어치앙이 노련하면서도 침착하게 벗어나는 모습에서 전반적으로 실력과 함께 마인드콘트롤도 잘 된 팀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타이완 팀으로서는 추가 실점을 틀어막고 반격의 기회를 옅보려고 마지막 보루인 니푸더 투수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으나, 오히려 레이 창에게 좌중간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 추격에의 의지가 확실하게 꺾였습니다. 지난 호주 전훈과 국내에서의 평가전에서 도합 15개의 에러를 범하면서 수비의 짜임새가 제일 큰 약점으로 봤는데요, 역시나 한국과 중국 전에서도 내야와 외야의 수비 짜임새가 허술함으로 인해 결국 두 경기 다 놓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 약점이 바로 수비의 불안과 중간 계투진의 약함, 그리고 포수의 송구 능력 등이 떨어짐을 꼽았었는데요, 아니나다를까 정확하게 그런 약점들로 인해서 우르르 무너진 경기들이었습니다.

타이완 WBC 공식사이트에 올라온 어느 유저의 한탄입니다. "졌다"로 도배를 했군요...


이제 국제무대에서 중국이라는 야구의 변방국이 화려하게 중심 무대로 진입하는 장면을 오늘 다같이 봤습니다. 앞으로 중국 출신의 화교들이 몇 명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들이 가세하고 1~2년 더 테리 콜린스 감독을 중심으로 실력을 쌓는다면 아시아 야구 4강의 한 축을 확실하게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 팀은 이번 대회 이후에 다시 미국으로 강화 훈련을 떠납니다. 협회 차원에서도 이제 국제 대회의 실적을 위해 더 과감한 투자를 서두를 것이고, 그들의 성장이 어디까지가 될 지 그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오늘 저녁 각각 1승씩을 거준 한국과 일본이 맞불을 놓습니다. 이 경기의 패자가 중국 팀과 다시 붙습니다. 우리가 아니고 일본이 다시 그들과 붙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