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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 이야기

(Update)대만 최고 스타 린즈셩(林智勝). 그의 대리인이 된 뒷이야기.

"해외 진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대만을 대표하는 강타자이자 최고 인기 스타인 라미고 몽키스 팀의 린즈셩(林智勝)이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한 후에 밝힌 소회입니다. 그 대상은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이나 상관없이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최우선으로 해외진출을 하겠다는 각오였습니다. 그의 에이전트 회사인 'PCC Bros Sports'의 대표 이든(Ethan)과 만난 것은 프리미어12 대회가 다 끝난 후인 11월 21일 오후 2시 경 에이전트 회사 근처의 어느 카페였습니다. 



저는 거의 2주일 이상 한국야구 국가대표팀 전력분석팀 A조인 상대조 분석팀에서 각종 행정적인 지원과 경쟁 국가 경기 영상 촬영 등을 담당하면서 타이중에 체류하고 있었고, 그 대회 기간 동안 제 친구이자 그의 동료인 대만 스카우트 들의 소개로 린즈셩의 자세한 사정과 그의 해외진출에 대한 열망을 듣게 되었고, 다시 또, 대만 야구계 친구를 통해 린즈셩의 에이전트와 연결이 되었던 것입니다.




대만 현지에서 프리미어12 대회 및 대만 선수에 관해 웨이라이 스포츠채널 아나운서와 인터뷰 중인 모습으로 

맨 왼쪽은 미네소타 트윈스팀의 스카우트인 레스터셸든 씨입니다. 오른쪽은 우리 전력분석원들의 모습입니다.  



그 후 한국측 대리인이 되어서 린의 한국 진출을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먼저 계약 체크를 한 후에 바이아웃 금액과 선수가 원하는 연봉 수준 등을 들은 후에 급하게 린즈셩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가져오게 될 여러 유, 무형의 상업적인 효과 및 이익 부분에 대한 자료를 추가해서 알고 지내던 몇 구단의 담당자에게 전화와 메일로 설명하고 자료를 보낸 정도였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간략한 자료들은 한국의 구단들에게 전해졌었지만 상업적인 효과 및 부가적인 내용이 부실해서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그 후에 한국에 돌아와서 일단 이 일을 널리 좀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평소 친분이 있고 잘 알고 지내는 기자들을 만나 사정을 설명하고 기사화를 부탁했는데 대만 최고 스타인 린즈셩의 한국 진출 희망이 좋은 기사감이라고 생각했는지 대부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보도해주었고, 마침 또 운좋게 KBS 스포츠뉴스와 채널A 스포츠 신문과도 연결되어 방송에서도 린즈셩에 대한 보도가 나갔습니다.



KBS 9시 메인뉴스 스포츠 소식에 나온 린즈셩 관련 뉴스.




채널A 스포츠 뉴스 보도 화면(자동재생)



기사 링크 http://isplus.liv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9146048&cloc=



그러나 당장의 상황은 그리 희망적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프로 구단의 상황이 이미 일부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인선을 착수했고 나머지 구단들도 대부분 10월 초부터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해오던 상황에서 프리미어 12 대회가 끝난 11월 말에는 거의 대부분 이미 재계약이 결정되었거나 혹은 신규 계약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린즈셩 선수에 대한 세일즈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연임된 구단을 제외하면 타자 자리가 남은 구단도 몇 구단 안되었기에 남은 구단 만이라도 접촉하여 자료를 보내거나 의사 타진을 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할 일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구단 담당자 연락처를 통해 린즈셩의 자료를 디밀었고 참고라도 하시라는 말로 통화가 끝났지만 뭐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현지 에이전트와 연락한 결과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 중반이라도 언제든지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대만 현지 팀과의 계약 조항에 옵션을 넣을 수 있다는 말에 다시 내년 시즌 중이라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추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모든 구단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가 가져올 유, 무형의 여러 이익도 포함한 한국어로 된 자료를 준비하여 내년 시즌도 대비하려고 했습니다.


(2016년 5월 4일 업데이트 함: 이 글을 쓴 시점은 린즈셩이 아직 계약된 팀이 없었고, 해외 진출을 타진하던 시기여서 계약서에 그런 조항을 넣자고 했습니다만 해외 진출이 무산된 후에 중신슝디 구단으로 FA 이적하면서 그 조항은 없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전 글을 보시고 리그 중간에 다른 나라에서 오퍼가 올 경우 린즈셩의 계약 조건에 포함되어 있지 않느냐를 질문하셨는데, 그러니까 계약서대로는 리그 중간에 린즈셩은 한국으로 올 수 없습니다. 단, 중신슝디 구단이 허락을 하는 경우는 가능합니다. 그럴 경우 예전의 선동렬 선수 케이스 처럼 대만의 여론이 린즈셩에게 호의적이어야 하고, 중신슝디 구단도 그런 대승적인 측면에서 풀어줘야 하는 케이스입니다.)





린즈셩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프로출신 선수로는 제1호의 경우가 됩니다. 예전 아마야구 시절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故 쉬셩밍(徐生明 : http://chinesebaseball.tistory.com/968) 씨의 케이스가 있지만 프로 출신은 처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린즈셩은 대만의 국민적인 영웅입니다. 원주민 출신으로 원주민 선수회 회장도 지냈고, 각종 국제대회마다 호쾌한 장타력을 바탕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왔고, 이번에 대만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한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팀이 어려운 결정적인 순간에 큰 한 방을 날려주면서 승리로 이끌어 대만 야구팬에게 아주 큰 기쁨을 안겨 준 린즈셩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사랑은 매우 높습니다.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의 인기도 물론 좋지만 국내파 린즈셩의 인기도 그들과 못지않게 뛰어납니다. 대만 현지에서 메이저 글로벌 기업 광고도 여러 편을 찍었고, 각종 화제성 있는 발언과 행동으로 대만 국민들의 린즈셩에 대한 호감도는 정말 최고인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가 한국에 진출하게 된다면 당연히 대만 현지에서의 커다란 반응이 올 것이고 효과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판웨이룬 선수가 한국 진출을 타진했을 때 이미 어느 미디어 회사에서 한국 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할 뜻을 내보였는데 하물며 최고의 스타라는 린즈셩이 한국에 진출했으니 KBO 중계권은 당연히 팔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액이 문제겠지만, 아무튼, 그 중계권을 통해 대만 기업들의 광고 협찬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또 확신합니다.


* 예전 기사에서 쓴 KBO 중계권 구매의향에 관한 내용 http://chinesebaseball.tistory.com/698


구체적인 린즈셩의 조건은 이랬습니다. 린즈셩을 영입할 때 드는 비용인 바이아웃 금액(2016년 1월 1일 계약할 시는 대만 화폐로 645만 위안이니 한화로는 약 2억 3천만 원 정도이고 대략 20만 달러 정도 됩니다.)과 함께 그의 연봉은 대만과 비슷한 수준인 20만 달러 정도만 투자(초기 계약 비용은 바이아웃 포함 총 40만 달러입니다.)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었습니다. 만약 구단이 구장 광고권을 보유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유니폼 패치나 다른 헬멧이나 그에 준하는, 그러니까 구단의 이익으로 귀속되는 부분에 대한 광고 판매도 가능하기에 린즈셩을 영입하면 해당 구단으로서도 여러 가지의 좋은 면이 많다고 자신했었지만 아쉽게 되었습니다.


*린즈셩 선수는 한국 등 외국진출을 희망했으나 실패 후 지난 1월 4일 대만의 중신슝디 팀과 CPBL 역사상 첫 케이스로 FA선수의 타팀 이적 성공을 기록하며 3년간 최대 4,500만 TWD(연봉 3년 3.600만 위안+옵션 900만 위안 등 한화로 16억 2천만 원) 규모로 계약했습니다. 



저는 대만 프로야구 선수의 한국 진출을 통해 대만에서 한국이나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이미지도 충분히 제고(提高)될 수 있으며, 한국과 대만의 민간 교류에 있어서도 그 효과는 충분히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린즈셩 및 다른 대만 선수가 한국에 온 이후 좋은 성적도 올리고 한국인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있습니다만 이미 국제대회를 통해 본인의 실력을 검증한 린즈셩이고, 대만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라면 한국 리그에서도 어느정도 잘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 이번 린즈셩 선수 한국 진출 추진 시도에서 한국 프로야구계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은 먼저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중계권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이어져서 한국 프로야구의 국제화의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의 중계권 해외 판매에 대한 접근이 거의 없었던 시점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것이 이제는 우리 프로야구도 해외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불합리한 중계권료 등가 배분에서 해당 구단의 이익을 더 챙겨줄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검토된 점이 바로 그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KBO, “해외 중계권 판매 시 구단 몫 늘릴 수 있다”




모든 것을 따져볼 때 한국과 대만의 민간 교류나 프로연맹 차원 등 대승적인 차원에서도 대만의 스타가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늘 우리가 강정호의 미국 진출로 강정호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미국 현지에서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등의 호기심이 있었다면 반대로 대만의 강정호와 같은 존재인 린즈셩이 한국에 진출해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서로간에 큰 틀에서 좋은 이미지로 남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대만 선수들의 한국 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며 꼭 진출을 성사시켜서 한국과 대만의 우호 협력이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도 야구라는 시장의 파이가 더 크게 부풀어 오르기 위해서도 이번 일은 매우 중요하고 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올해는 실패했지만 다음에 꼭 리그 시작점이 아니라도 부진한 선수의 대체 선수 자격이라도 외국 리그로 진출하고자하는 린즈셩의 열망이 통하여 꼭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뭐 꼭 린즈셩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대만의 선수가 한국에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린즈셩 선수의 한국 진출 업무를 통해 조금 더 한국에서의 대만이라는 나라나 대만 프로야구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미지와도 같다는 한계를 느껴서 앞으로 조금씩이지만 대만 프로야구를 소개하고 대만 프로야구에 관한 이벤트도 주최하여 대만 프로야구도 한국 프로야구 계에 있어서 공략의 대상 및 같이 가야 할 시장이라는 점을 한국 팬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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