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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대회에서 만나면 늘 한국과 끝장 승부를 펼치며 격전을 치르는 타이완 야구에 대해서 그저 우린 한국보다 약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타이완 야구에 관해서 제대로 된 정보도 없고 막연하게나마 그저 약하지 않나? 라는 느낌만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인 선교사에게서 야구를 전수받았고, 타이완은 일본인으로부터 야구를 배웠습니다. 그 차이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현재 타이완의 야구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느 정도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타이완 야구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저 떠도는 풍문이나 낭설, 또는 근거 없는 소리가 난무한 현상이 많기에 10부작 기획 시리즈로 타이완의 야구역사와 그 발전사를 소개합니다. 

 각종 내용의 참조와 관련 사진 및 영상 자료는 타이완의 야후와 구글, 그리고 타이완야구 위키백과, 그리고 타이완 야구 100년사 동영상 등 여러 자료를 참조하였습니다.


타이완 프로야구와 승부 조작의 역사 


타이완에서 처음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한 것은 명확하게 따지면 1995년에 최초로 발생한 '블랙 타이거스(黑虎事件) 사건'입니다. 


당시 프로야구계에 어둠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조폭 조직이나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은 삼합회 등의 개입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승부 조작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한참 타이완에서 프로야구의 인기가 올라가던 시기에 승부 조작이 터지면서 한껏 부풀어 오른 풍선의 바람이 다 빠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중국이나 타이완의 중화권에서는 흑도의 세력이 자생을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불법적인 일을 해가면서 조직의 운영비를 벌었는데, 그 중심에 마약과 인신매매와 불법 도박 등이 주축입니다. 몇천 년의 역사를 이어 온 흑도의 불법 도박 사업은 현재까지도 근절하기 어려운 검은 뿌리와도 같습니다.


 처음 밝혀진 승부 조작은 흑도(黑道)의 세력에 의해 선수가 협박을 받으면서 조작에 가담하게 되었습니다. 프로 야구가 인기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도 흑도 세력이 각종 도박에 프로야구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그 수익이 생각만큼 크지 않자 선수와 관계자를 협박하여 의도하는 대로 결과를 만들려는 시도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흑도 세력에 의해 칼침 테러를 당한 故 쉬셩밍 감독이 병원에서 누운 채 인터뷰하는 장면


 1995년에 '블랙 타이거스(黑虎事件)'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어릴 때부터 같이 운동을 했던 선수들이 파벌을 엮어 서로 봐주거나 밀어주는 형태의 경기 조작이 차후에 흑도의 개입으로 발전한 케이스였습니다. 초창기 네 팀 중에 두 팀(웨이취엔, 슝디)은 아마추어 야구단을 가지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프로화가 된 케이스고 통이는 타이디엔(台電隊) 야구팀을 주축으로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싼상 타이거스팀은 다른 세 팀보다 늦게 프로팀을 창단하면서 여러 선수를 끌어모아서 만든 팀이었습니다. 


그 안에 여러 파벌이 있었는데, 이런 파벌 알력 다툼이 심해지고 거기에 약점을 파악한 흑도가 조작을 위해 개입하게 되면서 점차 승부조작으로 발전한 케이스입니다. 

1995년 10월 14일에 최종전 네 게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싼상 타이거스팀은 4연승을 하면 후반기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경기에서 선발이 고의사구를 남발하며 패배하게 되었던 경기가 조작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후 1996년 싼상팀과 웨이취엔팀의 경기 중에 싼상 팀의 후원회장이 경기에 조작이 있었다는 폭로 대자보를 붙이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그 후에 일본인 감독인 Takuwa Motoji(宅和本司)와 외국인 선수 네 명(Jose de Jesus, Kevin Dattola, Steve Curry, Chad Devereux)를 포함한 총 14명의 흑도와 연관된 선수들이 팀을 떠났습니다. 그 조사를 하면서 더 깊게 들어가니까 또 다른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그러니까 최초의 외부 개입으로 일어나게 된 승부조작 사건으로 연결됩니다. 이것이 바로 1996년 6월에 벌어진 블랙 이글스(黑鷹事件) 사건입니다.  


본격적으로 승부 조작을 하는 방식은 흑도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선수와 관계자를 위협 또른 금전 및 미인계로 유혹하여 넘어오게 한 후에 그 선수를 이용해서 고의로 경기를 망치거나 조작하게 하여 불법 도박판을 구성하는 것인데 검찰에서 블랙 타이거스 사건에 냄새를 맡고 추적하던 중에 다른 줄기를 파헤친 사건으로 수십 명의 전, 현직 선수와 관계자가 걸려 들었습니다. 


 흑도 세력은 1996년 6월 12일부터 얼마 전 세상을 떠난 故 쉬셩밍(徐生明) 씨(한국에 유학을 와서 실업야구팀 한국 화장품에서 투수 생활을 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 출신으로 타이완의 거두 야구인인 그는 작년에 싱농 불스를 이어 받은 신생팀 이따 라이노스의 감독직을 맡아 전반기 리그 우승을 하는 등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후반기를 앞두고 동네 산책을 하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결국 사망하였다.)가 당시 웨이취엔 드레건스의 감독이었는데 승부조작을 하라는 협박을 받았던 일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위협을 가해 왔습니다. 


 그 해 8월에는 슝디 엘리펀츠가 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을 때 천의신(陳義信), 홍이중(洪一中), 리원촨(李文傳), 천이송(陳逸松), 우푸롄(吳復連) 등의 선수에게 흑도 세력이 호텔로 찾아와서 접근하며 구타 등을 하면서 경기 조작을 하라는 위협을 받았습니다. 구단은 경찰에 신고하였고 이 사건이 흑도 세력이 공개적으로 위협을 한 것으로 밝혀진 첫 사례가 되었습니다. 


 이후부터 실탄을 장착한 경찰력이 야구장에 투입되어 선수와 관계자를 호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8월 타이베이 지검에 프로야구 불법 승부조작 사건 전담반이 만들어졌고 검찰관이 투입되어 조사가 시작되었고, 열흘 후에 스바오 이글스팀의 전직 선수였던 청쩡슝(曾政雄)과 불법 도박회사의 수뇌가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그 후에 10월과 11월에 걸쳐 열린 그 해 프로야구 챔피언 시리즈에 승부 조작이 있었다는 루머가 돌았고, 검찰은 계속 자세히 조사를 하여 결국 1997년 1월에 1차 발표를 하여 허신 웨일스 팀의 선수인 양장신(楊章鑫)을 체포하였습니다. 


웨이취안 드레곤즈의 해산 발표가 실린 당시의 신문 기사/사진 출처 等一個晴天


前 선수 등이 인맥 등을 이용하여 흑도와 결탁해 현직 선수를 위협, 유혹하는 방식인데 그 중심 인물을 체포하였고, 그 사건을 필두로 하여 1997년 9월 10일 최종 결과까지 모두 39명의 전, 현직 선수와 관계자가 체포되었습니다. 그중에 2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두 명은 무죄 확정되었습니다. 


아무튼, 이 사건의 여파로 인해 결국 1998년 9월에 스바오 이글스(時報鷹)팀이 처음으로 팀 해산을 결정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스바오 이글스팀에만 무려 19명의 선수가 체포되어 도저히 운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해산을 결정한 것도 있고, 더 이상의 수익을 위한 팀 운영이 어려워서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사건 영상을 故 쉬셩밍 감독이 별세한 후에 민스티비 채널에서 회고하면서 올린 자료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 1999년 4월 26일에는 웨이취엔 드레건스의 감독이었던 故 쉬셩밍 씨가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서 흑도의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허벅지와 둔부에 자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승부조작의 협박을 거절하였다고 테러를 가한 사건인데 이때 정말 타이완 전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흑도에 의한 선수 협박 및 테러 사건 사례

-흑도 세력이 호텔로 찾아와 슝디 엘리펀츠 선수 다섯 명에게 위협을 가하면서 경기에서 고의로 조작을 할 것을 위협하였고, 그 중 우푸롄 선수는 권총 손잡이 자루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당했다.

-1997년 8월 3일 싼상 타이거즈 선수 7명(외국인 선수 네 명 포함:Keith Gordon, David Tokheim, Lino Rivera, Cris Colón)에게 흑도 세력이 찾아와 위협을 가하면서 8월 2일 싼상 타이거즈와 스바오 이글스 경기에서 지는 바람에 3천만 위안을 잃어버렸다고 다음 경기에서 조작할 것을 위협하였고 경찰에 조사 의뢰. 이후 두 명의 외국인 선수(Keith Gordon, David Tokheim)는 남은 급여 등을 포기하고 바로 타이완을 떠났다.

-고 쉬셩밍 감독에게 승부조작을 강요하다 안 되니까 흑도 세력 두 명이 쉬감독에게 길거리에서 네 차례의 칼침을 놓은 사건으로 허벅지와 엉덩이에 자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였다.

위의 사례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사례로 비공식적인 사례는 루머 포함하여 매우 많기에 여기 적지 않겠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계속된 검찰의 조사에 다시 여러 명의 관련자가 체포되면서 2차로 충격을 주었고, 그런 여파로 인해 결국 1999년 11월 8일 싼상 타이거즈(三商虎隊)가 해체되었고, 그 뒤를 이어 1999년 12월 13일에는 결국 웨이취엔 드레건스(味全龍隊)도 팀 해체를 선언하였습니다. 


블랙 이글스 사건 2심에서 감형이 된 소식을 전한 TV 뉴스 속보/TVBS뉴스화면


 블랙 이글스 사건의 고등법원 최종심에서의 판결은 2004년 12월 31일 32명의 피고 중 23명의 선수에게 1년 10월~1년 7월의 징역형을 내렸고, 승부조작의 혐의가 있어 수사를 받던 예쥔장(葉君璋), 장타이산(張泰山) 등 27명의 선수는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고 공백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프로야구판을 완전히 뒤흔들어 팀 해체까지 불러온 사건치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미미한 처벌로 인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실망한 것은 물론이고 흑도 세력에 의해 다시금 승부 조작이 가능하다고 믿게 한 불씨를 남겨 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여파로 프로야구에 쏠리던 관심이 급격히 사그라지면서 프로야구 관중 수에서도 타격이 컸습니다.


1996년 136만 명의 관중이 찾아오면서 뜨거운 인기를 반영했으나 승부조작이 발각된 후인 1997년부터 68만 명으로 전년대비 무려 55.12%가 줄더니 1998년 69만 명, 1999년 49만 명으로 줄다가 2000년에는 결국 겨우 30만 명만 들어와서 4년 만에 무려 100만 명의 관중이 빠져나가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1, 2차로 벌어진 승부 조작 관련 처리가 미흡하여 2003년 제3차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재발의 빌미를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타이완 야구 100년사 - 제8편 ①부 - 는 여기서 마칩니다. 

타이완 야구 100년사 - 제8편 ②부 - 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벌어진 블랙 베어스와 블렉 웨일스 사건.

타이완 야구 100년사 - 제8 ③부 - 는 2008년과 2009년에 벌어진 블랙 미디어사건과 블랙 엘리펀츠 사건.

을 설명하면서 이번 제8편을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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