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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 이야기

타이완 야구선수들은 왜 한국에서 안뛸까요?

위의 제목처럼 저에게 질문하신 분들이 꽤 많습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저는 충분히 올 수 있다라고 봅니다. 그리고 분명히 한국에서 뛰고 싶어 하는 선수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와서 잘못할 경우에 벌어질 자국에서의 반응때문에 드는 심적인 부담이 선수들 사이에서 매우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 확실히 타이완보다 앞서있다고 생각해서 조금 못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라는 반응인데 비해서, 한국은 대부분의 타이완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실력적으로 타이완과 비등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만약 관심을 받고 한국에 진출했다가 만의 하나라도 부진하거나 못하면 타이완 망신과 함께 겨우 그거하려고 일본이나 미국에 안가고 한국에 갔느냐! 라는 비난이 엄청나게 쏟아질 것을 두려워하는 선수들이 많더군요.(돈 차이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나 미국 놔두고 굳이 왜 한국으로 가는가에 대한...뭐 그런 것이죠.)

제가 타이완에서 아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몇명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그들에게 가감없이 물어봤습니다. 솔직하게 한국 진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실제로 한국에서 트라이 아웃을 받을 뻔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저를 통해서 국내 모 구단과 연락을 취했었고, 현실적으로 조건들이 안 맞아서 결국 시도 자체도 취소 되었지만요...)

그러니까 그들의 속내는 '야구 선수로서의 환경(인프라가 아닌)도 타이완보다 좋고, 여기보다 대우(대략 타이완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몇 배정도 된다고 보면 됩니다.)도 잘 받을 수 있어서 흥미가 간다. 하지만 누가 가든 타이완 출신 제1호 선수는 정말 힘들 것이다. 1호 진출자가 되려면 분명 실력도 뛰어난 타이완 스타급 선수가 될텐데, 만약 한국에서 잘못하기라도 하여 문제가 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자국민들의 맹렬한 비난과 냉대가 매우 큰 부담이지요.)이 불어올 것이다.' (그래서 1호 진출자가 누가 되든지 나라면 그 다음을 기다릴 것이다라면서 말하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주저 주저하고 있지만 또 전혀 생소한 언어적인 장애(영어나 일어보다 훨씬 어려운 한국어의 적응이 쉽지는 않겠죠.)와 함께 음식이나 기타 환경에 관한 적응 장애가 분명 있기 때문에 타이완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지 않고서는 한국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지만 타이완보다 한국이 엄청나게 많이 챙겨줄 수 있는 형편도 솔직히 아니고, 타이완보다 앞서기야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보다는 금액 차이도 적기에 큰 동기부여가 더 어려운 형편이지요.

실제로 한국의 몇몇 구단에서 타이완의 투수 유망주인 황즈롱 선수와 컨택을 해서 데려오려고 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일본 구단과의 싸움에서 지면서 무산되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들이 겹쳐지면서 타이완 선수들의 한국 진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상태입니다.


그러나 분명 누군가는 한국으로 진출을 할 것입니다. 그 때 전 그의 옆에 서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투수라면 저도 같이 마운드에 올라 가겠죠? ㅎㅎㅎ 그때 등판 마킹을 대치동갈매기라고 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