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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회 특집/WBC China

(WBC중국팀 총평)비록 탈락했지만 중국야구의 구태를 벗어던졌다.

                              일본 도쿄 돔의 전경/제2회 WBC 아시아예선전 장소/ⓒ C.B.A 홈페이지

3월 8일 중국 야구대표팀은 이번 WBC대회의 마지막 경기가 된 한국전을 치루었습니다. 비록 0-14로 콜드게임으로 패하였지만, 그래서 2라운드 진출이라는 꿈의 염원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팀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게임에서의 표현이 지난 대회 때와는 달리 깔끔해지고, 군더더기가 없어졌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일본전에서는 단 5 안타만을 내주었으나 수비에서의 아쉬운 실책성 플레이가 몇 개나와 결국 0-4로 패하고말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과 최강을 다투는 일본에게 단 4 점만 실점하고 안타 수도 5 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를 깜작 놀라게하다!

3월 5일 일본과의 첫 경기에 나선 중국 팀은 세계 야구순위 3위의 주관국인 일본 팀과의 경기에서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었죠. 그 날 출전한 선수들의 몸값이 무려 15억 엔이었다고 합니다. 이 팀에는 일본 선수출신으로 메이져리거들이 많이 포진되었고, MLB 올스타전에 참가한 스타선수들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 팀은 일본 프로야구 팀 선수 중에서도 최하위 연봉을 받는 부류에도 비교되지 못하는 레벨의 선수들로 구성되었습니다만 실제 경기는 의외로 9 이닝이 지날동안 훌륭한 수비 능력과 흔들리지 않는 투수진이 역투를 펼친 결과 안타 수에서는 대등하지만 아쉬운 4실점(실점 당시 중견수의 실책성이 보였지만 이후로 부담감을 떨칠 계기가 되었죠.)만이 전부였습니다. 이번 일본 전의 활약으로 다음에 펼쳐질 타이완 팀과의 경기에서 전의를 불태우며 자신감을 보일 수 있게되었습니다. 선수들끼리도 자신감이 흘러나오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일본 전이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레이 창의 모습(좌)/ⓒworldbaseballclassic.com

또 하나의 기적? 예측가능한 결과.

두 번째 게임으로 펼쳐진 타이완과의 경기에서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기적적인 승리를 맛 본지 불과 반 년만에 다시 또 한 번의 기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경기가 중국 팀에게 얼마나 큰 희열을 가져다 주었는지는 더이상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솔직히도 타이완 팀은 아직 중국 팀보다는 한 두 수 앞섰다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도 몇 개 안되는 프로야구 리그를 가진 나라입니다. 베이징 올림픽 전에 중국 팀은 타이완 팀에게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비록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홈 경기이기도 하였고, 연장전 시스템이 그간 해오던 것과는 다른 제도를 도입하여 낯설었던 효과도 있겠습니다만 정말 기적과도 같은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을 이끌어냈었죠. 그리고 반 년이 지난 이번 WBC에서 또다시 같은 조에 편성되어 타이완으로서는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을 겁니다.

벗뜨 그러나......


실제 경기를 펼쳤을 때 중국과 타이완 팀은 그런 역사적인 배경과 분위기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긴장감과 함께 역동성을 주었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양 팀의 경기를 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투지와 이겨야 한다라는 의지 등이 중국 쪽의 선수들이 더 강했습니다. 실례로 타이완 대표 팀은 전날 저녁에 한국 팀과의 경기에서 0-9로 처참한 패배를 당하여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었고, 바로 다음날 12시에 1승의 최대 목표인 중국 팀과 바로 경기를 해야했기에 이 경기는 이기면 당연이고, 지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가루가 되는 부담감이 엄청난, 참으로 어려운 그런 경기였을겁니다.

아무튼, 이 경기에서 중국 팀은 미국 마이너리거로 활약하는 화교인 쟝바오수(张宝树:영문 Raymond Chang)가 유격수로서 수비진을 잘 조율하고 물샐 틈없는 수비 실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공격에서도 타이완이 쫓아오려고 심한 압박을 펼칠 때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마이너리거인 니푸더 투수의 몸쪽 직구를 그대로 통타하여 좌측 담장을 넘겨버리는 결정적인 홈런 한 방(모두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날린 덕분에 다시 타이완 팀을 4-1로 꺽는 쾌거를 마련했습니다.


  (중국 팀과 타이완 팀의 경기 하일라이트와 타이완 해설진들의 분석/ⓒVL Sports)

마지막 경기 한국전 대패의 이유는?

팽팽한 긴장감과 서로의 균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경쟁에서 모든 정력과 정신을 다 투입하고나면 남는 것은 허탈감입니다. 이번 중국 팀의 최대 목표인 타이완 팀과의 승부가 바로 그런 긴장속에서 몇 시간을 내내 게임을 하다보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지칩니다. 특히나 3 일 연속으로 경기를 해본 경험(C.B.L에서는 주말에만 경기가 벌어집니다.)들이 거의 없는 중국 팀의 선수들은 그 전의 일본 전과 대만 전에서 많이 소모된 투수진들과 시합에서의 체력안배 등이 안되었기에 당연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실력에서도 세계야구 순위에서 일본보다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팀과는 당연 비교불가의 대상이겠지요. 게다가 그 전날 한국 팀은 일본 팀에게 2-14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기에 더더욱 중국 전에서 그런 심리들을 털어내고자 각오를 하고 나왔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상대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아무튼, 그런 저런 이유들로 인해서 지난 자국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하고 말았던 중국 팀과 이번 WBC에서의 중국 팀과는 나타난 상황들이 많이 달랐기도 합니다.


                                      제2회 WBC중국 대표팀의 스탯기록 / ⓒworldbaseballclassic.com

아무튼 초반에 5실점을 하게되면서 경기는 끝난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지요. 결국 0-14의 콜드게임 패를 당하면서 이번 최종 순위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이 되었습니다. 3년 전 제 1회 대회에서는 첫 참가로 인한 긴장과 불안 등이 실력발휘를 하는데 어려움을 주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어느덧 여유도 가지게되었고, 실력향상에 더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감독(테리 콜린스:미국)이 온 지도 1년이 다되어 갑니다. 그동안 미국 강화합숙 훈련을 통해 갈고 다졌던 기본기들을 바탕으로 이제는 각자의 소속 팀으로 돌아가서 일상의 게임들을 치루어야 합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중국 내 프로리그에 두 팀이 더 생긴다고 합니다. 아직 소문에 불과할 따름이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면 국내 리그의 게임 수도 더 증가하겠고 선수간, 팀간의 경쟁이 더 심화되어 실력은 그만큼 향상된다고 봅니다.


이번 제 2회 WBC를 통해서 보여준 중국 국가대표 야구 팀의 실력이 TV를 보는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열기 들이 자국 내의 프로리그에 전달이 되어서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시아 4개국이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치게 되면 그만큼 관심과 사랑 또한 커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야구관련 마켓 또한 커지게 될 것이니까요.

미국의 MLB도 슬슬 중국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들을 하고 있습니다. 순회 야구교실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인프라 확충을 위한 메이저 자본의 협조를 중개 해주고, 유망한 중국의 어린 선수들을 데려다 미국식 야구를 가르치고 있으며, 심판과 각종 인원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망주 프로그램은 실제로 이번 대표팀에도 선발된 투수 리유카이와 포수 쟝쩐왕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선수는 현재 뉴욕 양키즈 산하 루키리그에서 교육을 받고 있지요. 일본 또한 중국의 야구 시장 선점을 위해 각종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C.B.L에서 운영하는 노하우를 제공한다던가 리그 스폰서로 참여한다던가, 각종 용품과 제반 지원등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도 하루빨리 관심을 가져 중국시장에서 제외되거나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꾸준한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이미 다 정해지고 나뉘어진 시장에 뒤늦게 들어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해야하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말이지요. 

                                        이상 생업에 바빠서 글 올릴 시간이 없어진 대치동갈매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