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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야구이야기

新 암흑기의 갈림길에 선 롯데 자이언츠

프로 야구에서 프런트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런트는 긴 시즌에서 최강의 선수단을 구성하고 서포트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서 우승이라는 목적을 위해 모든 힘을 아끼지 않고 뒤에서 서포트하는 것이 프런트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 지난 1992년에 마지막으로 우승하고 지금까지 목표 달성을 못 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프런트는 사실 불합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법사찰과 내홍에 대한 사과를 하는 프런트, 코치진, 선수단 일동/사진 오센



뭐 그런 일이야 다른 나라, 다른 구단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습니다. 삼성과 넥센 간의 한국 시리즈가 막바지로 접어들 무렵 신문지상을 장식하던 충격적인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게 1980년대도 아니고 무려 2014년에 구단 사장이 선수의 입출을 감시하기 위하여 불법적으로 숙소 호텔의 CCTV 화면을 이용하여 향방을 캐고 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게다가 더 가관인 사실은 그룹 고위층이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 기용을 두고 참견(사실 이건 롯데 팬이라면 많이들 알고 있는 오래전부터 행해 온 일로 그 문제로 코치진과 구단 프런트 간의 갈등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었습니다.)을 하면서 내홍이 일어나 전반기 4위로 마쳤던 성적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급전직하 떨어졌고 결국 최종 7위라는 성적표를 받은 초라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감독의 무능도 어느 정도 한몫을 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제쳐두고라도 감독의 고유권한마저 무시하며 훼방을 놓은 고위 프런트의 행태에 많은 야구팬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자리보전을 하던 모 코치는 자기 보직도 아닌 투수의 일에 월권 하여 간섭하는 등 고약한 파벌 싸움으로 코칭진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정치 싸움을 하는 등 고약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런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니 성적 따위는 엿과 바꿔먹게 된 것입니다.



충격적이고 불법적인 이번 사태(CCTV 불법 사찰)의 여파로 정치권에서도 주목하여 그룹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고, 선수협이나 각종 언론 매체에서 크게 이 일을 다루기 시작하니 당사자인 고위 프런트들은 빨리 사태 수습을 해야 본인들 자리라도 보전할 수 있기에 김시진 감독이 물러나고 공석이 된 감독 자리에 경력도 일천하고 검증도 되지 않은 새파란 신입 코치인 이종운 씨를 뜬금없이 감독으로 임명하여 국면 전환을 노렸으나, 오히려 이 일로 인해 더 많은 반발을 가져왔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자 그룹에서는 불법 사찰과 관련한 대상자와 연루된 인원 모두 사퇴시키고 그룹 홍보전문가를 구단 사장으로 임명하여 대국민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등 나름 홍보맨다운 전략으로 임하면서 수습을 노리고 있습니다만 이미 떠나버린 팬심을 앞으로도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롯데 그룹의 사태 수습 방식은 마치 기름에 불이 붙어 천장까지 치솟는 프라이팬 불길을 잡으려 물을 부어버려 불길을 더 키운 실착입니다만 그런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 서둘러 갈등 봉합에만 힘쓰려고 하고 있고 은근슬쩍 넘어가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태로 회복하기 어려운 중상을 입은 롯데 자이언츠는 모든 부정과 구습을 전면 개혁이라는 대수술로 뿌리깊은 상처의 근(根)을 제거해야만 겨우 살아날 수 있다고 보지만 롯데 그룹은 그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서둘러 배를 덮어버린 채 억지로 마무리 지으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몇 년이 지나면 또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반복될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한 번 롯데 자이언츠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롯데 자이언츠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이미 큰 상처를 받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더 큰 상처와 좌절을 겪은 팬을 위해 롯데 자이언츠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프로 지도자로서의 경력이 일천하고 검증조차 되지 않은 상태인 이종운 감독을 임명하면서 그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는 걸까요? 좋은 성적? 팬들의 마음 돌림? 좋은 이미지? 단언컨대 그 무엇하나도 그들은 얻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롯데 자이언츠는 이제 전력 면에서 새로운 암흑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커다란 상처를 받은 선수단과 팬의 마음이 이미 떠났습니다. 하긴 누구라도 불법적으로 자기를 CCTV로 감시하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선수들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능한 이 구단을 떠나려고 하는 마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매년 연봉협상 등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선수들로부터 악명이 높은 방법을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철저히 자존심을 깔아 뭉개고 건드리며 선수에 대한 존중과 예의는 죄다 장터에 내다 파는 등의 행태는 이미 이대호 선수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외부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번 선수단 항명 사태 당시에도 비슷한 내용이 흘러 나왔습니다. 



한 예로 2010년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위대한 업적을 세운 선수에게 수비 항목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있다는 점을 들면서 협상에 임하여 자존심을 깔아뭉갰던 사실이나 처음 5억 중반으로 연봉 제시하며 협상하려 하다가 이대호 선수가 불응하고 연봉조정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바로 6억 3천만 원으로 제시 금액으로 올려 연봉조정단에게 구단도 할 만큼 했다는 이미지를 내보이는 여론전을 펼친 점 등이나 연봉조정 중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그런 양아치 같은 행태로 구단 여론이 악화하자 슬그머니 5천만 원 인상으로 연봉조정 판결 전에 선수와 타결을 보려 한 점 등을 보면 이건 마치 양아치들이나 하는 방법으로 그들이 선수나 팬을 어떻게 보고 있는 지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간에 알려진 일련의 사태 등과 함께 선수단을 통제하는 데 프로의 냄새가 아닌 양아치다운 모습만 보여주던 롯데 자이언츠 외에 늘 롯데라는 기업에 대해서 안 좋은 소리만 나오면 우리가 미안해야 할 필요도 없는데 뭔가 괜히 죄송하고 그런 느낌만 드는, 그야말로 어떤 도움조차 되지 않은 악덕 기업 이미지로 한국 사회에 깊이 각인되고 있습니다. 딱 한 번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의 3년 동안은 삼위일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구단 이미지도 좋아지고, 팬들도 기뻐하여 기꺼이 지갑을 열어 매출도 쑥쑥 올랐던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그것마저도 좋게 끝나지 않아 팬에게 큰 상처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가 많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서 내년 롯데 자이언츠의 전력은 새로운 암흑기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전체적으로 나이대가 높아진 투수진들과 양승호와 김시진을 거치면서 전혀 2군 육성에 대한 결과가 없기에 1군을 위협할만한 2군도 나오지 않고 있고, 신예와 노장을 이어 줄 중간층도 딱히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신진 투수들은 쌩쌩하게 치고 올라오거나 뭔가 기대할만한 유망주도 딱히 없는데 대부분 부상 등으로 군대 가거나 재활하거나 하는 드래프트 결과물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코치진조차 조각되지 않은 것 외에 다른 팀은 코치진 조각을 끝내고 훈련 준비에 바쁜 이때 우리는 코치가 누군지도 모르고 실력 있는 코치가 올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경험, 무대책 등으로 내년 144게임으로 늘어난 장기 레이스를 도대체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가 참 걱정입니다. 이건 코치들이 선수를 가르치거나 관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시행착오만 하다 1년을 낭비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많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현재 차차 진행되고 있는 FA에 대한 결과나 코치진 조각 상황 등 좀 더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면 자세하게 내년을 바라보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의 전력을 평가하여 왜 신 암흑기의 갈림길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