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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야구이야기

무분별한 유망주들의 해외유출은 한국야구가 망하는 길!

최근 충청지역 세광고 우완 투수인 김선기 등 고교야구 선수들이 곧바로 메이저리그의 무대에 도전하는 사례가 급격히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언론 보도에서는 현재 메이저리그가 21명의 아마추어 선수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한국에서 지역 연고제에 따른 1차 지명 제도가 없어지고 전면 드래프트 제도로 선택이 평준화 되었는데, 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여 현재도 미국의 스카우터 들이 우리나라의 유망주 사냥에 마구잡이식의 투망을 던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인식 감독 "고교선수들의 해외진출, 걱정된다"/사진 마이데일리

2008년 12월자 스포츠조선 신보순 기자가 쓴 아래의 뉴스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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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고교야구 선수 해외진출 러시, 왜?

"해외에 구멍이 생겼어. 이러다가는 모두 다 나가."

한화 김인식 감독이 목소리를 높였다. 팀의 지명선수였던 장필준이 LA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입단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꼭 장필준이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현재같은 상황이라면 유망주들이 모두 해외로 나갈 수 있어.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해. 국내 프로야구가 죽을 순 없잖아"라고 했다. 사실 장필준 전에 이미 고교 유망주들이 잇달아 미국행을 택했다. 올해 충암고 이학주, 부산고 정수민, 마산 용마고 하재훈(이상 시카고 컵스), 배명고 강인균(미네소타), 부산고 안태경(텍사스). 휘문고 김재윤(애리조나) 등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이런 현상은 전면드래프트가 실시돼 연고 구단이 일찍부터 공을 들일 필요가 없게 되는 내년이 되면 더 심해질 것이 뻔하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최근 있었던 윈터미팅에서 "무분별한 해외진출에 대한 제재가 강화돼야 한다"며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또다시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해외진출, 이유는 뭘까.


▶두마리 토끼의 매력


이번에 해외진출을 택한 선수 중 초특급 고교선수는 많지 않았다. 몇몇을 빼고는 2차 4, 5번 정도의 선수들이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 선수도 최소 계약금 1억원 이상을 받는다. 하지만 요즘은 안그렇다. 몸값이 많이 깎였다. 그렇게 들어간다고 해도 1군에서 뛴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상황속에서 미국행은 큰 유혹이다. 돈과 꿈이라는 두마리 토끼가 있다. 이학주의 경우 알려진 바에 따르면 115만달러(약 16억원)를 받았다. 누구든 일단 계약만 하면 10만달러 이상은 약속받는다. 여기에 메이저리그라는 꿈의 무대가 있다. 같은 값이면, 아니 같은 값도 아니지만 당연히 미국행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에이전트의 달콤한 속삭임

김인식 감독은 "에이전트라는 사람들이 선수들을 너무 꼬셔. 이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을 시키든지 해서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전트가 난립, 선수 유출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어 "갑자기 에이전트라고 나타나서는 해외에 나갔다만 오면 몸값이 몇배는 뛴다고 유혹한다고 들었어. 이거 어떻게 막아야 되는 거 아냐"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구단 스카우트들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KBO 규약에 에이전트 제도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실행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자격에 관한 논의가 무의미하다.

▶전면드래프트의 우려

내년부터 실시되는 전면 드래프트로 해외 진출은 더 가속화될 것이 뻔하다. 1차 지명이 있으면 국내 구단은 미리 선수와 접촉, 계약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 하지만 전면 드래프트를 할 경우 사전 약속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 선수를 꼭 지명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해외구단에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그렇잖아도 돈싸움에서 국내구단이 밀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외구단이 먼저 접촉까지 한다면 승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대비책은?

KBO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상일 총괄본부장은 "구단들의 걱정도 많고 상황도 심각하다. 18, 19일 단장들의 윈터미팅에서 이에 대한 강력한 대처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야구규약 106조에 따르면 99년 이후 국내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해외 프로구단에서 뛴 선수는 국내로 복귀시 2년간 국내 프로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 하지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국위를 선양한 경우 이사회 논의를 거쳐 2년의 제재조치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지난해에는 한시적으로 2년 유예조항을 풀었었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조항이 스스로 발목을 묶는 꼴이 됐다. 예외 조항을 포함한 전면적인 제재조치를 강화해서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막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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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이런 무분별한 해외진출의 러시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허점을 미국의 스카우터 들이 잘 이용하는 반면에 보완책은 미비하여 눈뜨고 앉아서 뺏길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90년대 야구강국이었던 타이완의 경우를 봐서 우리가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타이완에서는 원래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국리그인 C.P.B.L에서 뛸 수가 없었습니다. 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대표가 되어서 일정기간동안 의무적으로 소집되거나 국제대회에서 일정 수준의 성적을 올려야 하는데 항상 한정된 엔트리 때문에 여러 선수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적체가 되기 때문에 제도적인 허점을 이용하여 미국으로 미국으로 유망주들이 다 빠져나갔습니다.(그래서 부분적인 보완책으로 예비 군대 선수들의 팀인 따이쉰?을 만들었습니다.)
                                           따이쉰팀의 선수들/ ⓒcpbl.com.tw

아시다시피 미국의 스카우터들은 유망주를 고르는 기준이 심플합니다. 신체적인 조건과 패스트 볼의 속도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입도선매식으로 대부분의 유망주들이 미국의 마이너 계약을 하여 헐값으로 탈출 러쉬가 일어났습니다. 그 때의 편법이 바로 미국의 대학생이 되는 것인데, 일단 구단에서 대행하여 각 대학에 등록하여 주면 학생신분으로 군대를 연기할 수 있으니 시간도 벌고, 또 운이 좋으면 타이완 국가 대표 팀에 우선적으로 해외 진출자들을 뽑는 경향도 강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위의 방법을 통해 미국 대학에 등록만 하고 마이너 캠프를 전전하고 있었지요.

대만 야구선수들의 병역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설명 <-클릭

많을 때는 일년에 약 40여 명이 넘는 고교야구 선수들이 미국으로, 일본으로 진출을 했는데, 이렇게 몇 년동안 싹쓸이를 하다보니 이게 자국 리그에 결정적으로 손해를 끼친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우수한 유망주들을 1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이내로 헐값으로 계약하여 완전히 싹쓸이를 하다보니 자국리그(C.P.B.L)에 올라가는 선수가 부족하거나 레벨이 낮은 선수들만 남아 자연히 리그의 수준도, 국민들의 관심도도 떨어지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라져 실제 관중의 감소와 야구중계로 인한 TV 시청률도 떨어지면서 여러가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다보니, 안좋은 일에 마가 낀다고 승부조작이나 야구 도박이 성행하게 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점점 악화일로의 길을 걸어가게 되어서 결국에 그 고름이 작년에 크게 터졌던 것입니다.(총 여섯 팀에서 두 팀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완전히 해체가 되었고, 결국 프로 리그가 단 네 팀에 의해서 꾸려지는 문제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궈홍즈 선수의 대체복무 훈련소 입소 모습/ ⓒTVBS 뉴스

타이완의 야구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 <-클릭

그렇게 점점 자국리그의 수준이 떨어지다보니 국가대표 팀의 실력 또한 같이 내려가서 이제는 중국 야구대표 팀에게도 왕왕 덜미를 잡히는 수준까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바로 이런 케이스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합니다만, 결국 전면 드래프트 제도라는 악수를 두게 되면서 구멍이 뚫린 그물을 메이저리그의 스카우터들에게 보여주게 되었고, 이번 일들과 같이 우수한 고교 야구 선수들의 대규모로 미국을 진출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제도가 정비되기 전까지 각종 제도의 허점이나 환율상의 유리함을 무기로 어린학생들을 마구잡이로 데려가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 야구의 미래는 정말 암담해집니다. 물론 선수들의 미국 진출로의 꿈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만, 무분별한 쌍끌이 식의 헐값 입도선매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력에 걸맞는 충분한 대우와 대접을 받고 당당하게 진출을 하게끔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합니다.

(사실 어제 밤에 이 글을 쓰고 하루 묵히고 공개하려고 했습니다만 공교롭게도 K.B.O에서 바로 오늘 아침에 기사화가 된 해외진출 원천봉쇄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 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주장한 것은 이런 반강제 반협박적인 어처구니없는 불합리한 조항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업선택의 자유마저도 박탈하겠다는 K.B.O의 조치는 오히려 반감만을 사게 되어 해외 진출을 원하는 해당자들의 줄소송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결국 K.B.O는 이번 조치로 고생하는게 뻔히 눈에 보입니다.)

K.B.O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번 제도의 허점들을 보완하여 옆나라 타이완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예방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우리 팬들이 이러한 내막을 알아,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고, 호소하고, 또한 그들을 각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올림픽과 WBC를 통해 전 세계에 어렵게 쌓아올린 한국 야구의 높은 위상과 좋은 이미지가 정말 순식간에 망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치동갈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