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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야구이야기

돔!돔!돔! 그저 이용만 당하는 돔 구장의 현실

안녕하십니까? 대치동갈매기입니다. 지난 WBC가 끝난 후에 여러 영상매체에서 돔 구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각종 언론을 통해 과연 돔 구장이 필요한가라는 주제가 다루어 진 적이 많습니다. 엊그제 모 방송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다시 각종 야구관련 여러 게시판에서는 돔 구장 문제로 뜨거운 감자가 되어 이런저런 얘기들이 참 많이 나오네요.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우리나라에서는 각종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의 선거철 생색내기식 사탕발림의 남발에 마구 휘둘려져 우왕좌왕하고 짓네마네를 거듭하면서 다시 현실은 저멀리로 날아가버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사실 돔구장이라는 것은 거의 국책사업이라고 봐야 됩니다. 민간회사가 껴서 할 수는 있지만 주도적으로 건설하고 운영 해 나간다고 해도 전체를 다 커버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예전에 지금 현재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타이베이에 건설되고 있는 빅에그라는 돔 구장을 사전에 취재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취재라고 하니까 이상한데요,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에 회사에 연락해서 방문하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자료로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타이베이 빅돔 3D이미지


그 경험을 토대로 제 블로그에 지금 건설되고 있는 타이베이 빅에그 기사를 썼습니다. 지금 말들이 되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 일본은 어떻다 미국의 돔은 어떻다 등등의 연구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비슷한 것은 아무래도 타이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법의 규제가 한국과 비슷하거든요. 거기도 한국과 같이 운동장을 구단소유가 아닌 정부 소유가 되어서 임대만 해 주고 있지요. 관련 규제를 하는 이유도 한국과 비슷합니다. 다만 한국보다는 좀 더 야구라는 스포츠에 지자체에서 더 많은 서포트를 해 주는 것이 다릅니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타이완이 물가도 한국보다 싸고 임금수준도 보다 저렴하여 건설비를 책정하면 차이가 많이 나던 때가 있었는데 불과 일 이년사이로 물가 수준도 비슷해지고(환율의 등락영향), 건설 비용이 미국이나 일본의 큰 금액과는 다르게 한국의 실정과 비슷해졌습니다. 무슨말이냐 하면 건설비는 크게 부지 비용과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로 나뉘는데 물가 차이를 고려할 때 일본이 3000억이 든다고 하면 한국은 불과 3/5정도의 비용으로 계산하시면 된다는 말입니다. 타이완과 한국은 이제 비슷해졌구요. 지금 타이베이의 국부 기념관 뒷 부지에 짓고 있는 타이베이 빅돔(chinesebaseballstory.tistory.com/77)은 총 건설비가 대략 한국 돈으로 8700억원 정도 들어갑니다. 무지 많지요?

허나 이 비용은 야구장의 돔 건설만을 산정한 것이 아니라 전체 프로젝트인 대형 쇼핑몰과 대형 호텔과 주변 연계시설을 통틀어 계산할 때 나오는 비용이고 야구장용 돔만을 따진다면 약 3400억 원정도를 예상하고 있더군요. (타이완 달러로 230억 위엔:한화로 약 8700억원) 물론 타이완 정부 측에서 거의 절반을 투자합니다. 그리고 은행권에서 대출도 주도적으로 주선해 주고, 프로젝트를 맡게 된 타이완의 위엔시융 그룹은 그룹 자금과 함께 건설(건설사도 보유하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타이완의 롯데 그룹이라고 나 할까요? 롯데 건설/롯데 백화점/롯데 월드/롯데 마트/롯데 면세점/롯데 유통/롯데 관광 등)

타이베이 빅돔 건설부지

타이베이 빅돔 부지지도



아무튼지 건설비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보면 타이완의 일당 잡부의 인건비가 한국과 비슷해졌습니다. 물론 환율의 장난으로 말이지요. 아직은 한국이 조금 더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만 그러니까 타이완에서 3400억원이면 한국은 3800억원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돔 구장이 제대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좀 더 상업화되고 전체 프로젝트에서 다른 상업적인 역량과 돔의 역량이 고루 배분되도록 설계되는 타이완의 형태가 더 실정에 맞다고 봅니다.

만일 한국에서 돔 구장이 건설된다면 지금 타이완에 짓고있는 빅에그 돔처럼 사이드 비지니스 모델을 다 갖춰야 합니다. 풍부한 인구지원(거의 수도권 혹은 제 2 도시권역 정도)과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입지 조건(시내 중심부에 위치하여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고 고정인구와 유동인구가 같이 많아야 함)이 뛰어나야 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 연계 시설물들이 고루 갖춰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센텀시티급 쇼핑몰에 잠실 롯데급의 호텔과 롯데월드 정도의 위락시설과 코엑스몰 같은 지하 상권에 각종 부가적인 오락 및 위락시설에 사무 용도로 쓸 수 있는 건물과 전시를 할 수 있는 대형전시몰 등 그야말고 백화[百貨]가 모여야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돔 구장만 달랑(물론 그것만은 아니겠지만 그 형태나 규모가 도쿄 돔을 비교하는데 현재의 추세로 보면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다양해지고 규모면에서 더 커야합니다.) 지어 놓으면 요즘 유행어 로 시망!이 될 수 있습니다. 부산에 백화점 전쟁으로 명명된 센텀시티 정도급의 규모가 되어야만이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고 오랫동안 유지 시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이완 행정부는 돔구장을 짓기 위하여 1992년부터 실사와 사업성 검토를 지시하여 면밀히 조사 해 왔고 그 후에 계획안이 수립 된 후 위엔시융 그룹(Farglory)은 이 사업을 위해서 1997년부터 아주 세밀한 연구와 조사를 걸쳐서 결국 작년에 첫 삽을 뜨게 된 것이었죠. 그러니까 입안과 기공에 무려 17년이 걸려 준비한 셈이 됩니다. 물론 타이완의 특수한 사정(중국으로 인해 국제적인 활동의 거의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야구와 관련된 국제적인 일이 타이완으로의 국제대회 유치)라서 돔구장은 그들의 국제화에 절대적인 숙원이 되었지요.

광주야구장의 낙후된 관중석 의자


하지만 한국 정치인들이나 지방 공무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껌 씹듯 뱉는 빈 깡통 공약을 남발하면서 돔 구장이나 야구장을 건설한다 안한다를 반복해서는 절대 절대 절대로 안된다고 봅니다. 발생 가능한 모든 일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잘 짜여진 계획 안을 만들어내는 발걸음조차도 우리는 첫 발을 떼기 힘들어 보입니다.

박동희 야구전문 기자가 예전에 방송에 나와 돔 구장의 현실성을 들어 반대한 것 가지고 많은 욕을 들어먹었는데요, 아마도 박동희 기자도 이런저런 취재를 통해서 돔 구장이 지어지려면 필요한 여러가지의 세부 사정을 잘 알게 되니까 지금처럼 강력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듯 합니다. 허나 이것은 돔 구장 자체의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아야겠지요? 저도 타이완에 새로 지어 질 빅돔의 취재로 많은 부분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정말 세심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춰야 향후 50년이상 100년 가까이 세금 낭비안하고 무리가 없을 것 같다라는 결론을 도출 해 내었습니다. 

대구구장 현실


그러나 지금의 입안자들인 서울시장 이하 혹은 돔 구장을 포함한 야구장 관련자들이 자기 대에서는 생색을 낼 수 없는 일에 노력을 쏟을 지 정말 걱정됩니다. 아무튼 현재 돔 구장을 짓네마네 아웅다웅한다고 해서 짓자라고 결론이 난다쳐도 최소한 앞으로 10년은 뒤에 지어진다는 생각으로 사전에 철저하게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제 개인적인 생각의 바램은 돔 구장을 짓는 그런 생각보다는 낙후된 한국의 야구 인프라를 끌어올리는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대구나 광주는 당장이라도 무너질 수도 있다고, 대량의 인명사태가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공무원들이 선거철만 되면 남발하는 텅빈 공약이 아니고 정말로 그 지방을 생각한다면 대구와 광주, 대전에 현실적인 크기에 맞고 여러가지 편의 시설을 잘 갖춘 야구장을 신축을 하는게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